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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일기

강남 차병원 김미선 교수님 원추절제술 후기 당일 심경 및 과정

by 케이/ケー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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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차병원에서 제자리암으로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받은 지 50일쯤 되었다.

오늘은 수술 당일 강남 차병원에 도착해서 귀가하기까지의 아주 자잘한 과정을 써 보고자 한다.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을법한 아주 자질구레한 내용을 굳이 쓰는 이유는 과거 내가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히히~

우선 원추절제술 5일 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다른 병원에서 받은 것도 아마 절차에 따라 인정해 줄텐데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알고 있음) 그냥 편하게 강남 차병원에서 받았으며, 이 코로나 음성 판정 결과가 없으면 수술을 받을 수 없고 의료보험이나 산정특례 적용 없이 79.040원을 100% 자비로 내야 한다. 이에 관한 포스팅은 추후 쓰겠다.

 

HPV바이러스33번 CIN3 강남 차병원에서 자궁경부암 원추 절제술

필자는 강남역 연세 미시간 산부인과에서 자궁 경부암 검사를 받았고 HPV 바이러스 33번(+++)이 검출되어 조직 검사까지 마치고, 강남 차병원 김미선 교수님께 자궁 경부 원추 절제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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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강남역 근처 연세 미시간 산부인과

국가검진 자궁경부암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강남역 근처에서 찾아봤다. 나는 짝수 연도 출생자로 올해 건강검진 대상자인데 자궁경부암 검사는 따로 산부인과에 가서 받기로 정했다. 건강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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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날, 병원에서 받은 '수술 전 안내문'을 다시 한번 숙지하고 일찌감치 오후 5시쯤 저녁을 먹었다.

저녁 9시쯤부터는 물도 마시지 않았다.

어떠한 자극도 받고 싶지 않아서 전화기는 무음으로 해 놓고(부모님 포함 주변에서 거의 모르므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당일 아침 여유 있게 일어나서 샤워하고 강남 차병원으로 출발!!

 

입구에서 체온 재고 지하 1층에 가면 수술실/분만실 있고 그 앞에 의자들이 있는데 거기 앉아서 기다리면 된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대부분 아기 낳으러 들어간 부인을 기다리는 남자들이었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수술실에서 누군가 나오길래 얼른 가서 "***이라고 하는데요, 자궁경부 원추절제술 받으러,,,,"

"저쪽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네" 

이윽고 수술 시간이 되었고 수술실 문이 열리고 어떤 분이 내 이름을 불렀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거였는데, 성급한 나ㅋㅋㅋ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이름, 나이, 주민번호 앞자리 확인 후 주치의가 적힌

은팔찌,,, 가 아니고 종이 팔찌를 채워준다. (기념?으로 집에 가져옴)

들어가자마자 좌우로 큰 신발장이 있었는데 신발을 너무나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는 신고 온 신발을 막간 자랑 : 신발 1.000켤레 이상 소유ㅋㅋㅋ 남들 눈에 잘 안 보이도록 신발장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다른 사람들은 까만 비닐봉지를 받아서 신발을 넣고 탈의실 옷장에 옷, 가방과 같이 보관하는 것이다. 나는 비닐봉지를 못 받았는데 아마 내가 들어가자마자 바로 신발장에 넣어서 그냥 넘어간 것 같다.

혹시 못 받았다고 해도 탈의실 안에 보면 병원복 쌓여있는 선반 근처에 까만 비닐봉지 뭉치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느 분의 안내에 따라 탈의실로 들어갔다. 좀 좁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에 소파가 있고 그 옆 벽에는 거울, 반대편에는 옷장이 있고 옆으로는 옷을 갈아입는 공간이 있다(옷가게 같은데 있는 뭐라고 부르지?? 커튼 열고 들어가서 갈아입는) 옷장 옆으로는 병원복과 비품들이 쌓여 있었다.

 

안내해 주시는 분에게 받은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입고 온 옷은 옷장에 넣고 비밀번호 설정

얇은 부직포로 된 수술모를 받아서 쓰고 소파에 앉으니 추울 거라며 담요를 가져다주셨다.

 

소파에 앉은 사람들을 입고 있는 수술복에 따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었는데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과, 바지+상의를 입은 사람들!

원피스-> 원추 절제술을 비롯한 부인과 관련 수술

바지+상의 -> 맘모톰 등 유방 관련 수술

들어온 문을 마주 보고 문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으로 한 명씩 불려 나간다.

갑자기 나치 영화의 가스실 생각이 났다ㅎㅎㅎㅎㅎ

 

 

수술실로 가기 직전에 머무르는 곳이므로 다들 긴장한 듯 보였고 다들 모르는 사이이므로 말이 없었으나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옆 사람에게 무슨 수술받냐고 물어보기도 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정보 교환도 하는 모습이었다.

수술받기 전에 화장실 다녀오라고 해서 대기실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좁고 깔끔하지도 않아서 불편했다.

 

곧 내 이름이 불리고 이름과 주민번호 앞부분을 확인한 후 수술실로 향하는 그 문을 나섰다.

그 짧은 거리가 천리인 듯 멀게 느껴지고 그리 밝지 않은 조명에 낮은 온도 탓인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내가 수술을 받을 방으로 가니 방금 전 걸어왔던 복도와는 다르게 환하고 간호사들은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술대 위에 어떻게 누워야 하는지(머리 방향) 안내를 받고 다시 한번 이름과 주민번호 앞부분을 확인했다.

브래지어 팬티 포함 옷을 다 벗고 수술복(면 원피스) 딱 하나만 입어야 한다.

깜빡하고 얇은 덧버선을 그대로 신고 있었는데 그것 역시 벗어야 했다.

 

수술 중 움직일지도 모른다며 양팔을 묶었다. 

집도의 김미선 교수님은 예정된 시간에 오 실 테고 그전까지는 간호사들이 혈압체크와 본인 확인을 몇 번 더 했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마취하기 전에 얘기하면 된다.

예를 들어 그날 팔에 통증이 조금 있어서 얘기를 했더니 팔을 묶을 때 편한 자세를 잡도록 배려해 주었다.

교수님이 오시기 전에 다시 한번 이름과 주민번호 앞부분을 얘기하고 본인이 무슨 수술을 받을 건지 알고 있냐고 확인을 했다. 특이 사항이나 과거 수술 경험이 있는지도 물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교수님만 오시면 된다.

적막한 수술실에서 들리는 것이라고는 의학 드라마나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나 듣던 "뚜뚜 뚜뚜뚜뚜,,," 소리

점점 증폭되며 소리가 아닌 내 심장을 때리는 힘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원추절제술이 간단한 수술(혹은 시술이라고 할 정도로)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객관적인 이야기이고

수술받을 사람의 심경은 복잡하기 짝이 없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착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누구나 외롭다거나 '나 혼자'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긁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그리고 나도,,,

수술대 위에 누워 집도의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나 혼자'라는 말이 그렇게 절절하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보호자 없이 가기도 했지만 밖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도

그날 그 순간의 '나 혼자'라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이윽고 김미선 교수님이 오셨고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내게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해 주셨다. 

나도 웃으며 인사했고 덧붙여 "교수님 잘 부탁드려요"라고 한 마디 했다.

"네~ 그럼요" 

김미선 교수님의 미소와 상냥한 대답은 그 순간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님, 일어나세요, 괜찮으신가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이미 회복실에 와 있었다. 

"일어날 수 있으면 일어나서 앉아 보세요"

앉아서 다시 한번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를 읊었다ㅎㅎㅎ

어지러우면 다시 누워도 된다길래 전혀 안 어지러웠지만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가려고 누웠다.

이불 안으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호스를 넣어 주는데 나는 추위를 많이 타서 한 개 더 부탁했다.

상, 하체 두 곳으로 뜨거운 바람이 들어오니 따뜻하고 너무 좋았다.

 

회복실에는 나 외에도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와 있었는데 몇몇은 통증이 있는지 미간을 찌푸리거나 약한 신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몸이 아픈 것만큼 힘든 게 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특별히 어지럽거나 하지 않으면 귀가해도 좋다고 하며 수술 후 유의사항이 적힌 종이와 생리대를 주었다. 수술 전 옷을 갈아입었던 탈의실에 다시 가서 보니 일회용 부직포 팬티를 입고 있었다.

내 옷으로 갈아입고 1층 원무과에 가서 결제 후 처방전을 받아 병원 문을 나섰다.

역삼역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보이는 역삼 태평양 약국에서 갔는데 다른 약국에 비해 복약 안내문이 상당히 자세하다.

 

참고로 수술이 끝나고 나서는 주치의는 만나지 않고 귀가한다.

일주일간 처방받은 약을 먹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던 날 정해 준 외래 진료일(수술일로부터 일주일 후)에 와서 주치의에게 수술 결과를 들으면 된다.

 

자궁 경부 원추절제술은 병변 제거의 목적도 있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병기 확정이다.

이미 조직 검사를 받긴 했지만 그건 자궁의 경부 조직을 몇 군데 떼어내어 검사하는 것이므로 좀 더 넓은 부위를 떼어내는 원추절제술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정확한 병기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수술을 받고 다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날씨도 별로 안 춥길래 집까지 걸어왔다! 하하하

과연 일주일 후 어떤 결과를 듣게 될까? 아,,, 일각이 여삼추인데 일주일씩이나 어떻게 기다린단 말인가 후~

다음에 계속)

ps)

마취 - 강남 차병원은 수면 마취로 진행한다. 병원에 따라 국소 마취로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사실 나는 국소 마취를 원했기 때문에 병원을 옮길까 생각도 잠시 했지만 김미선 교수님을 신뢰하여 그냥 강남 차병원에서 받았다.

 

보호자 - 본인이 원한다면 누군가와 같이 와도 되겠지만 없어도 된다. 나도 혼자 가서 받았다. 

시간 - 수술 자체는 5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오전 9시 50분쯤 병원에 도착해서 모든 게 다 끝나고 병원문을 나섰을 때가 오전 11시 50분쯤이었다.

 

운전 - 수면 마취로 하는 간단한 수술이니 자가운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안 된다.

복장 - 아무거나 편하게 입으면 되고 수술실 들어갈 때 부직포 모자를 주니까 머리도 신경 쓸 필요 없다.

 

기타 - 인터넷 보니까 선크림에 비비 정도는 괜찮지 않냐~ 메베나 틴트 정도는 하고 싶다,,, 등의 질문도 있던데 

아래에 있는 병원에서 받은 '준비사항'을 읽어보길 바란다. 어떻게 하고 오던지 아무도 관심 없으니 본인 임의대로 판단하지 말고 최대한 병원 지침을 따르는 좋지 않을까?

 

수술 동의서에 서명할 때 여러 가지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데 (예를 들면 기도삽관을 하지 않는 수면 마취이지만 라미네이트를 했는지도 묻는다) 다 필요해서 묻는 것일 테니 자의로 이 정도는 말 안 해도 되겠지 하지 말고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수술 후 통증이나 상태 - 어떤 분들은 아랫배나 밑이 뻐근하다, 가끔 하복부가 쑤신다, 하체가 묵직하다, 수술 직후 어지럽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던데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나의 경우 수술을 받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당일부터 지금까지 아무 느낌이 없다. 위에도 적었지만 수술받고 집까지 걸어왔다. 

 

출혈 - 수술 직후부터 약 6일 후 까지는 아래 사진처럼 밝은 색의 출혈이 있었는데 생리대까지는 필요 없고 팬티 라이너를 사용했다. (팬티라이너 사진은 원추 절제술을 앞두고 애타는 마음으로 조그만 정보라도 얻고자 인터넷 검색을 이들을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린 것이니 다소 혐오스럽더라도 양해 Pls!)

 

 

약간의 출혈은 정상적인 것이며 평소 생리보다 양이 많을 때는 내원하라고 했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는 색이 진해져서 거의 갈색에 가까운 출혈이 있기도 했는데 수술 일주일 후 외래 진료에서 색은 별 상관없다고 들었다.

출혈의 양상은 조금씩 달라져 갔다. 원추 절제술이라는 게 병변 제거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아물도록 두는 것이므로 수술 후의 자궁 경부는 상처가 나 있는 상태이다. 처음에는 묽은 출혈이 있다가 중간에 딱지가 떨어졌는지 찌꺼기 같은 게 나오기도 하고, 어느 날은 출혈이 좀 많기도 했고,,, 약 20일 정도 출혈이 있다가 생리를 했고, 그 후에 출혈은 없었으나 약간의 노란 분비물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도 출혈과 함께 분비물이 있었는데 구별이 안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팬티라이너 추천 - 다이소 여성용품 코너에서 구입한 오즈. 1.000원에 18개 들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겠지만 길이와 폭이 딱 내가 원하는 사이즈였다. 팬티 라이너는 날개가 없어서 폭이 너무 좋으면 양 옆으로 팬티에 묻는 경우가 있는데 폭이 적당히 넓어서 편하게 사용했다.

닿는 느낌도 부드럽고 접착력도 괜찮은 편임.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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