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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일기

자궁경부암 암투병 너무 엄격한 식단 관리는 화를 부른다

by 케이/ケー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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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자궁경부암 암투병 중인데
수술한지는 1년 반 정도 되었다.
2021년 6월 수술
다들 비슷할텐데

암 진단, 수술, 입원, 퇴원
그 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
병원 일정에 따라 정신없이 지내게 된다.
그 과정이 지나고 겨우 정신을 수습
앞으로 어떻게 지지야 할지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게 된다.
무엇을 먹을 것이며, 무슨 운동을
얼마나 하면 좋을까 암 카페에 들락거리고,
책을 읽고, 블로그나 유튜브도 찾아보는 등
정보 취합에 나선다.

 

그런데 혹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진지하게 해 봤는가?

 

오늘은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알다시피 자궁경부암은
음식 때문에 생긴 병이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자궁경부암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먹으면 안 되는 건 무엇인지
무슨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지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지 하거나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필자도 자궁경부암 환자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암'이라는 것이
특정 음식이나 영양제로
다스려질 성질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욕먹을 각오로 한 마디 쓰자면
조금은 편한 방법을 찾는 심리도
포함되어 있는 건 아닐지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아니! 검증되지 않았다면
차라리 안 먹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가끔은 과자도 먹는다

상식에 따라

태운 음식이나 햄을 안 먹는 등등

골고루 적당한 양을
먹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언뜻 쉬운 말 같지만

매일, 평생 동안 실천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도 밥을 먹을때 순서가 중요하다는

어느 의사의 주장에 상당히 끌려

녹색 채소를 먼저 먹고 그 다음 단백질 반찬,

탄수화물, 마지막에 해조류,,, 

한동안 일면 순서식?을 했다.
과자, 라면,국수, 떡볶이, 빵, 아이스크림 등은

절대 안 먹고 과일도 조금만 먹겠다고 정했는데
과일을 좀 많이 먹는 편
그게 완벽하게 될 리가 없으니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웃기는건 난 원래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심지어 부라보콘을 얼마전

평생 처음 사 먹음ㅋㅋ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났다.

그런 음식들을 즐기지는 않아도
가끔 먹고 싶을 때가 있긴한데
그까짓 것 하나 먹는데
고민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생각하니
기가 막히기도 하고 ㅡ,.ㅡ

문제는

과연 내가 평생 안 먹을 수 있을까?

그럴 필요가 있는 것일까?

수 없이 생각해 봤다.
의사가 자궁경부암은 음식 가릴 필요 없다고 하는데

대체 무엇 때문에

가혹한 식단의 멍에를 스스로 짊어지고
살아가려 하는가?

이건 뭐  누가복음이 아니고 내가복음ㅋㅋ
너무 억누르면 문제가 더 커지는 게 이치일 것이다.
다이어트한다고 굶거나 식사 양을 너무 줄이면
반드시 폭식하게 되어 있다.
자책하며 우울감에 빠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또 먹는다.
그리고는 이런 생각을 한다.

오늘까지만 먹어야지ㅋㅋㅋㅋㅋㅋ
가능할 리가 없으니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

자궁경부암은 음식으로 인한 암이 아니므로
살아 있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군형잡힌 식단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외국어 공부를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어느 날 열시간 공부하고 일주일 쉬고
또 열두시간 공부하고 보름 놀고
하루 종일 공부하고 한 달 건너뛰고,,,
그런 것보다 하루에 한 시간을 하더라도
거르지 않고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실천하기 더 어렵다. 하지만 빨리 는다.

내가 암 투병을 잘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식단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되도록 몸에 좋은 조리법으로 만들어
골고루 적당한 양을 먹으며

아이스크림이나 빵도 아주 가끔 즐긴다.

 

나중에 재발이나 전이가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마음의 평형을 잃고 흥분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미 먹는 것에 대한 마음 정리가 끝났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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