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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일기

자궁경부암 1기말 수술 후 25회 아산병원 방사선 치료

by 케이/ケー 202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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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는 분들

걱정을 태산같이 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당시 알아야 대비를 한다는 마음으로

인터넷에서 온갖 글, 방사선 치료 후기,

신문기사, 동영상, 외국 사이트까지 돌아다니며

매일 토끼눈이 되도록 들여다봤는데

보면 볼수록 마음만 무거워지고

수술받기 전보다 마음이 더 안 좋았다.

자궁경부암이므로 골반 조사(照射) 기준으로

당시 내가 봤던 부작용들은 나열해보면

빈뇨, 잔뇨, 요실금, 변비, 설사, 두통, 복통,

식욕부진, 전신 피로감, 림프부종, 피부 괴사,

소양증(搔癢症/가려워서 긁는 것), 피부 발진

두통, 무력감, 복부팽만, 강제 폐경,

생식기 모양 변형, 질 협착,

직장 및 방광 출혈, 

드물지만 방광, 직장, 질에 천공

방광에 천공이 생겨 복강 내에 소변이 고였다던가

질로 대변이 나왔다는 글을 봤을 때는

너무 참담했다.

나라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나? 

 

그 외에도 치료 기간동안 

너무 피곤해서 하루 종일 누워 지냈다.

기력이 없어 아무것도 못 한다.

우울하고 짜증만 난다.

입맛이 없어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조사한 곳이 너무 가려워

피부가 빨개지도록 긁었다.

방사선 치료받기도 전에 마음이 무거웠다.

 

부모님은 내가 암에 걸린 것을 모르시고

동생 1호, 동생 2호는 직장 때문에 바빠서

실제는 둘 다 라면 끓이는 것도 불안함ㅎㅎㅎ

왕복 5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혼자 다닐 거고

밥도 직접 해 먹을 건데 괜찮을까?

 

방사선 부작용에 대한 걱정에다

매일 아산병원까지 갈 생각을 하니

시작도 전에 가라앉았지만

그래 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고

열심히 치료받고 자기 관리도 잘해서

큰 부작용 없이 마친 후

그 과정을 블로그에 쓰는 것으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저 잘했쥬?ㅎㅎㅎ

잘 익어야 할텐데~~~

자궁경부암 1기 말 수술을 받고

첫 번째 외래에서 김영탁 교수님曰

전이는 없지만 암의 크기와 위치로 봤을 때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

이건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다. 

병기는 수술 전과 같은 1기 말 확정이고

항암까지는 안 해도 된다.

방사선 종양학과

김영석 교수님으로 외래를 잡아 주시며

어떻게 치료를 하게 되는지 대략적인 설명,

더 자세한 얘기는 방사선 종양학과에서 해 줄 것이다.

방사선 치료 후 다시 와라.

 

암이 4cm 정도나 된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수술 전 PET상에서 전이가 없는 것으로 들었어도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정말 없다고 하니

기분은 좋았지만 정말 없는 걸까?

못 본거 아닐까? 조직검사는 제대로 한 거 맞겠지?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암환자의 마음이란 이런 것이겠지

 

항암을 안 해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그래도 뿌리를 뽑는다?? 는 차원에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 달라고, 하고 싶다고 말씀드려 볼까?

하지만 안 해도 된다고 판단을 내렸는데

환자가 하고 싶다고 해 주실 교수님이 절대 아니고

택도 없는 소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 다른 병원에 살짝 가서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어나 볼까?

왜 왔어요?

거기서 치료하세요!

이런 말을 듣게 될 공산이 크다.

다른 병원에서 수술까지 받고 온 암환자는

예약도 안 받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괜히 사람 꼴만 우스워질 것 같다.

 

그.래.서.

만만한 게 손꼬락이라고ㅎㅎㅎ

지문이 닳도록 검색을 한 결과

같은 기수, 크기라도

각각의 환자에 따라 치료의 방향이

다 다르게 결정된다는 것!

하지만, 교수 한 명이 하루에 수십 명씩

외래를 보는 대학병원 시스템에서

'나'라는 환자에 대해

어느 정도나 봐줄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지만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니 

그런 시스템이라 적은 비용으로

명의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거겠지

송나라 사필(謝泌)의 말이 떠올랐다.

疑人勿使 使人勿疑

의인물사 사인물의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마라

교수님을 두고 쓴다는 말은 좀 실례같고

살짝 바꿔봤다.

疑人勿選 選人勿疑

내가 선택한

김영탁 교수님이 하라는 대로 하기로 했다.

 

방사선 종양학과 외래 결과

방사선 치료 25회

외부 23회 + 강내 2회 

7월 15일 ~ 8월 19일

날짜 한번 끝내주네

하필이면 삼복더위에 @,@

복도 많지ㅋㅋㅋㅋㅋㅋ

 

외부 방사선 설계 후 방사 23회

내부 방사선 설계 후 방사 2회

중간에 방사선 기계 고장으로 당황했던 기억

오늘은 서론이고 자세한 얘기는 다음 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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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뻥 아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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